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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6465
2003.07.22 (21:00:15)
Ratings: 
 
ARTIST:  Os Mutantes 
ALBUM TITLE:  Os Mutantes 
YEAR:  1968 
COUNTRY:  Brazil 
GENRE:  Psychedelic/Space Rock 
LABEL:  Omplatten/Polydor 
TRACKS:  1.Panis Et Circensis
2.A Minha Menina
3.O Relógio
4.Adeus Maria Fulô
5.Baby
6.Senhor F
7.Bat Macumba
8.Le Premier Bonheur Du Jour
9.Trem Fantasma
10.Tempo No Tempo
11.Ave Genghis Khan 
MUSICIANS:  - Rita Lee / vocals, effects
- Arnaldo Dias Baptista / bass, vocals
- Sergio Dias Baptista / guitars, vocals
Guests:
- Rogério Duprat / arrangements
- Jorge Ben / vocals, guitar (2)
- Dirceu / drums 
원본출처:   

원조'를 능가한 돌연변이 싸이키델리아
옛날 장르에 '신판'(neo-)이라는 딱지를 붙여 내놓는 요즘의 유행은 진정 요즘 음악에 독창성이 부재한 탓인지, 아니면 새로운 음악에 걸맞는 이름을 주어야 할 평론가들의 상상력이 빈곤하고 메마른 탓인지 좀 헷갈린다. 하여간 이제 '신판 싸이키델리아'로 불리는 플레이밍 립스(The Flaming Lips)가 마침내 윌코(Wilco)를 밀어내고 다시금 미국 칼리지/인디 록 언론매체의 귀염둥이로 등장했으니, 1960년대 싸이키델릭에 대한 재해석이 또 한번 이루어지려나? 글쎄, 영미권의 1960년대 싸이키델릭 히피즘 청년문화라면 이미 너덜너덜해질 만큼 파헤치고 울궈 먹어서 더 손대볼 게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 그 시절의 문화적 후광은 너무나도 강렬했던지, 어떤 이들은 아직 남들의 손때가 덜 탄 당시의 유물들, 예컨대 캡틴 비프하트(Captain Beefheart) 같은 걸 냉큼 집어들고는 '앞서가는 취향'을 과시하기도 한다. 근래 들어 [뉴욕 타임즈]나 [모조(Mojo)] 등이 브라질 뜨로삐까이아에, 특히 그 중에서도 우스 무딴치스에 갑작스레 주목하는 것도 혹 그런 연유가 아닐까. 1960년대 말-1970년대 초 청년문화의 폭발이 일종의 범세계적 현상이었다는 얘기를 간혹 듣곤 했지만, 비교적 익숙한 북미와 서유럽의 토양이 아닌 곳에서 그 흔적들을 발굴할 때면 마치 새것인양 놀라게 되는 건 여전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많은 이들이 동의하다시피 당시 무딴치스는 뻔뻔스러우리만치 담대한 실험성이란 면에서 수많은 영미 '원조' 싸이키델릭 밴드들보다 한 차원, 아니 어찌 보면 여러 차원 위에 있었다는 점이다. 말을 만들어 내자면 'Outpsychedelize the psychedelia'라고 해야 하려나. 특히 일종의 거대한 사운드 콜라주를 만들어냈다는 면에서, 무딴치스의 데뷔 앨범을 가리켜 비틀즈의 [Sgt. Pepper's Lonely Hearts Club Band]의 적자(嫡子)라고 말해도 그리 과장은 아닐 듯싶다.

  앨범의 첫 곡 "빵과 써커스(Panis et Circenses)"는 뜨로삐까이아라는 명칭을 공식화한 편집 앨범의 타이틀 트랙이기도 한데, 이 곡은 마치 비틀즈의 루씨("Lucy In The Sky With Diamonds")가 하늘에서 놀다 내려와 핑크 플로이드의 앨런과 아침식사를("Alan's Psychedelic Breakfast") 하는 것 같다. 커트 코베인이 특히 좋아했을 거라고 여겨지는 "A Minha Menina"의 걀걀대는 퍼즈 기타 사운드는, 브라질의 촌구석 바이아(Bahia) 출신인 세르지오 디아스(Sergio Dias)와 아르나우두 바띠스따(Arnaldo Baptista) 형제가 어쩌면 이런 혁신적인 사운드를 고안해냈을까 하는 의문을 떨칠 수 없게 만든다. 물론 이는 이들이 사웅 파울루로 이주한 뒤 채택한 약물+섹스의 극단적 라이프스타일과도 깊은 관련이 있겠지만.

  영미 싸이키델릭의 한 요소가 인도 음악 등을 차용하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려 하는 것이었다면, 무딴치스는 이 점에서 그들보다 결정적으로 우위에 있었다. [뉴욕 타임스]에 인용된 브라질 음악 전문가 크리스 맥거완(Chris McGowan)의 말에 따르면, "무딴치스는 음악적 영향들을 흡수 및 재해석하거나, 그것들을 비꼬면서도 매우 자연스럽고 유기적으로 융화"시키는 재능이 있었다고 한다. 예컨대 라틴 재즈 작곡가 움베르뚜 떽세이라(Humberto Teixeira)의 곡, "Adeus Maria Fulo"는 무딴치스의 손을 거쳐 '원주민스런' 타악기 리듬 넘실거리는 이른바 '이그조티카'(exotica)로 재탄생해서, 우리 같은 물정 모르는 외국인들한테 아마존 강 보트 여행을 선전하는 데 쓰면 안성맞춤일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프랑스 샹송의 대표적 여가수 프랑수아즈 아르디(Francoise Hardy)의 노래로 한국에도 알려진 "Premier Bonheur Du Jour"는, 왜 여성 보컬 리타 리(Rita Lee)가 무딴치스를 그만 둔 이후로도 오랫동안 나긋나긋한 멜로디를 즐기는 브라질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지 말해준다.  

  다른 한편 랙타임 피아노와 뉴올리언즈 재즈 사운드가 들락거리는 "Senhor F"라든가, 어디선가 꼭 들어봤던 것 같지만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 "Bat Macumba"의 기운넘치는 리듬, 그리고 까에따누 벨로주의 진지한 사랑노래를 무딴치스 특유의 장난기로 재해석한 "Baby" 등, 음반을 주욱 듣고 있노라면 신선한 놀라움은 그치질 않는다. 이런 자유분방함과 황당무계함을 잘 이어받은 요즘 음악으로는 아마도 벡(Beck)의 초기 작품들을 꼽을 수 있겠는데, 그래서 벡이 그들의 이름을 자기 앨범([Mutations])에 따다 붙인 것도 그다지 부자연스럽지 않다.

  군사독재에 짓밟혀 1년을 채 못 넘긴 뜨로삐까이아 운동에 비하면, 무딴치스는 1968년부터 1972년까지 매년 한 장씩 앨범을 내면서 장수한 편에 속한다. 운동을 실질적으로 주도했던 벨로주와 질베르뚜 질이 뜨로삐까이아의 '빵'이었다면, 주로 조연을 맡으면서 괴상한 짓을 도맡아 한 무딴치스는 '써커스'였던 셈인데, 빵이 없어도 써커스는 계속되었다는 건 브라질 특유의 카니발 문화와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일는지도. 그러나 이후 각자의 길로 접어든 이들이 보여주는 행적은 팝 스타덤, 프로그레시브/아트 록으로의 귀의, 약물남용과 자살 기도 등, 영미 싸이키델리아의 말로와 별 다름없어 보이기도 한다. 결국 써커스만으로는 허기를 메울 수 없는 것이었을까.
-김필호



무딴치스 디스코그라피 및 관련 정보:
http://www.slipcue.com/music/brazil/mutantes.html
리타 리 웹사이트
http://www.ritalee.com.br/
올 브라질리안 뮤직 웹사이트 무딴치스 페이지:
http://www.allbrazilianmusic.com/en/Artists/Artists.asp?Status=ARTISTA&Nu_Artista=414

* 웹진 [weiv]에 게재된 기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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