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B C D E F G H I J K L M N O P Q R S T U V W X Y Z eTc
글 수 118
Ratings: |
|
---|---|
ARTIST: | Eris Pluvia |
ALBUM TITLE: | Ring Of Earthly Light |
YEAR: | 1991 |
COUNTRY: | Italy |
GENRE: | Neo-Progressive, Italian Symphonic Prog |
LABEL: | |
TRACKS: | 1. Rings Of Earthly Light: a) Earthscore b) Portrait c) Sell My Feelings d) Following Her In A Fantasy Lake e) I Re-Emerged, Ancient Knight, In Presence Of Metal Knights 2. In The Rising Mist 3. The Broken Path 4. Glares Of Mind 5. Pushing Together 6. You'll Become Rain 7. The Way Home |
MUSICIANS: | - Alessandro Serri / voice, electric and acoustic guitars, and flute - Paolo Raciti / piano and keyboards - Edmondo Romano / recorder flute, saxophone, and backing vocals - Marco Forella / bass and acoustic guitar - Martino Murtas / drums and percussion - Valeria Caucino / vocals (1c) - Enrico Paparella / acoustic guitar (3) - Alessandro Cavatorti / acoustic guitar (4) - Sabrina Quarelli / violin (4 & 7) |
원본출처: |
Eris Pluvia - Ring Of Earthly Light
혹시 ‘네오 프로그레시브 록’이란 것을 기억하고 계시는지. 80년대에 등장했던 소위 ‘신세대 아트록’ 작품들을 일컫는 말이다. 그 천박했던 ‘팝송’의 시대, 레이건과 대처가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그 시대에 등장한 ‘실시간’ 아트록 작품들은 당시 보다 ‘진지하고 우아한’ 록 음악을 갈망하던 애호가들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음에 틀림없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들 대부분이 그다지 ‘네오’하지 않다는 데 있었다. 오히려 ‘복고’라는 말이 더 어울렸음에 틀림없다. 그나마 팔라스나 마릴리온 같은 실력파 그룹들은 나은 편이었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져 나왔던 이 복고주의자들의 작품들의 상당수는 취미에 기초한 아마추어리즘의 산물이었드며, 어설픈 연주와 시대착오적인 세계관은 ‘프로그레시브 록은 과연 프로그레시브한’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그런 가운데 많은 신세대 아트록 그룹들이 잊혀졌고 그들의 작품들은 개인들의 랙크나 음반사의 창고에서 철저한 푸대접을 받았다. 필자는 그렇게 잊혀져간 한 작품을 ‘시대착오’적으로 소개하고자 한다.
애호가라면 누구나 일반적인 평가 혹은 관심과는 별개인 개인적인 애청반을 한두장 쯤은 가지고 잇을 것이다. 필자 역시 예욍는 아니기 때문에 ‘꼭꼭’ 숨겨놓고‘ 즐겨 듣는 음반이 상당수 된다. (물론 ’숨겨놓고‘ 듣게 된 것은 내 자신의 의도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단지 몇 번 시도했던 권유가 철저한 무관심으로 돌아온 경험을 한후, 더 이상의 ’전도‘를 포기했다고나 할까?) 그중 하나가 이태리 그룹이었던 에리스 프루비아의 “Ring Of Earhtly Light"이었다.
85년 제노바에서 열린 한 연극 공연의 백밴드로 활동했던 다섯명의 음악인들이 결성한 에리스 프루비아가 정식으로 자신들의 음악을 발표한 것은 90년으로, 당시 라이브에서의 녹음과 스튜디오 곡을 포함된 데모 테이프였다. 그후 신세대 아트록 음반 제작에 적극적이었던 프랑스 레이블 뮤제아(Musea)가 이 작품을 접하게 되었으며 데뷔 앨범 제작을 제의하였다.
본 작의 미덕은 ‘깃털처럼 가볍다’는 데 있다. 그들은 당시 풍미하던 아트록 그룹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던 제네시스나 예스의 망령으로부터 자유로웠다. 억지스러운 ‘웅장함’이나 어설픈 ‘진지함’이 없는 이 ‘가벼운’ 음악을 그들은 그다지 가볍지 않은 실력으로 연주하고 있다. 첫 곡인 조곡 ‘Rings Of Earthly Light'는 버겁게만 느껴지던 타 신세대 아트록 그룹들의 대곡과는 달리,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깔끔한 수작이다. 과장되지 않은 편곡과 ’구름처럼‘ 흐르는 곡 전개, 신세사이저 등에 의한 치장된 소리나 무리한 속주를 배제한 자연스러운 연주는 화장하지 않아도 아름다운 여인처럼 상큼하고 우아하다. 특히 보컬을 맡고 잇는 알레산드로 세리(Alessandro Serri)의 기타 연주와 에드몬도 로마노 (Edmondo Romano)의 리코더 연주는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아직까지도 그들의 음악을 짐작치 못하시겠다면 작품의 이미지와 너무나 잘 어울리는 커버 아트를 음미해보시길.. 특히 카멜을 좋아하시는 분들게 적극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전정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