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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5972
2010.05.17 (17:12:43)
Ratings: 
 
ARTIST:  Malicorne 
ALBUM TITLE:  L'extraordinaire tour de France d'Adelard Rousseau 
YEAR:  1978 
COUNTRY:  France 
GENRE:  Prog Folk 
LABEL:  Ballon Noir 
TRACKS:  1. La conduite
2. La danse des damnés
3. Le mari jaloux
4. La valse druze
5. Si l'amour prenait racine
6. Une fille dans le désespoir
7. Les couleurs
8. À Paris la grande ville
9. Compagnons qui roulez en Provence
10. La complainte du coureur de bois
11. L'auberge sanglante
12. Le départ des compagnons / La conduite 
MUSICIANS:  - Gabriel Yacoub / guitars, banjo, mandoloncelle, autoharp, vocals
- Marie Yacoub / vielle à roue, dulcimer, vocals
- Hughes de Courson / cormornes, flutes, tympony, synthsizer, glockenspiel, piano, harmonium, orgue positif, gaïta, percussion, vocals
- Laurent Vercambre / violon, violoncelle, alto, viole d'amour, nuckelharpa, mandoline, mandoloncelle, clarinet, méleodéon, guitar, vocals
- Olivier Zdrzalik / bass, percussions, vocals

Guests:
- Dan Ar Braz / electric guitar
- Michel Santangeli / drums
- Jean-Daniel Mercier / arrangement de fantare
- Bruno Menny / prise de son, orgue à voix, special effect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Marlicorne 

lextraordinaire_tour_de_france_19781.jpg

 

 

오래된 음반에서 맡을 수 있는 독특한 냄새, 뮤지션의 자필 싸인, 짤막한 코멘트가 곁들여진 가사들은 음악이 주는 감동에 앞서 훈훈한 느낌이 전해진다.
더욱이 조그마한 책자라도 담겨있다면, 이는 보는 이에게 오래 전부터 알아온 듯한 친숙함으로 새로운 세계의 가능성을 접할 수 있게 한다. 그것이 창조적인 작품이든, 끝없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전통 포크 음악이든, 그 세계의 독특한 문화적, 사회적, 개인적 경험 속으로 들어갈 수 있음은 늘 기분 좋은 설렘이다. 특히 후자일 경우, 이 노래는 어디서 기원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이 들기도 하고,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 속에 담긴 은유성은 개개인마다 각기 다른 해석을 낳기도 할 것이다. 인류 역사의 태동기로부터 모든 문화권에 나타나는 전통 포크 음악은 유구한 역사를 지녔으며, 민족이라는 공동체 사회에 알맞게 정착되어왔다. 비록 그 원형은 개인이 작곡하였을 지 모르지만, 얼마쯤은 대중에 의해 공동창작된 민속 예술이다. 세월의 흐름을 타고 전통 포크 음악은 스타일이나 내용, 혹은 그 용도에 있어서 많은 변화 과정을 겪었고, 그 만큼 가변적이고 적응력이 뛰어난 특성이 있다.
1972년, 프랑스에서 전통 포크 음악의 테마에 일렉트릭 기타를 최초로 도입했던 이는 브르타뉴 출신의 하프 연주자 알랑 스띠벨(Alan Stivell)이었다. 그의 A L’Olympia 콘서트는 프랑스 포크 록의 새 장을 연 동시에, 수많은 프랑스 포크 록 그룹들이 자발적으로 결성되는 계기가 되었다. 알랑 스띠벨이 전 유럽에 자신의 고향 음악인 브르타뉴 포크를 고향의 언어로 중흥시켰다면, 그의 콘서트에 참가했던 프랑스인 기타리스트 갸브리엘 야꿉(Gabriel Yacoub)은 Pierre De Grenoble(Underground Papyrus: French Folk Rock Special과 라이센스 해설지 참고)과 Malicorne를 결성, 브르타뉴어가 아닌 프랑스 표준어로 프랑스의 전통 포크 록을 개화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음을 여는 열쇠라 불리는 니베르네 주(州)의, 드브와르 목수 조합원, 아델라르 루쏘의 진기한 프랑스 일주」 프랑스의 전통 포크를 세계적인 포크 록으로 승화시킨 말리꼬른느(Malicorne)는 1973년 9월 5일, 갸브리엘 야꿉(Gabriel Yacoub, 어쿠스틱일렉트릭 기타, 크로마 하프, 보컬)과 그의 부인 마리 야꿉(Marie Yacoub, 보컬, 교현금, 덜씨머)을 주축으로 로랑 베르깡브르(Laurent Vercambre, 바이올린, 첼로, 대형(大型)비올라, 만돌린, 클라리넷, 멜로디온, 기타, 보컬), 유그 드 꾸르쏭(Hugh De Courson, 베이스, 오르간, 씬서사이저, 목관 악기, 퍼쿠션, 보컬)에 의해 결성되었고, 1977년에 올리비에 즈드르쟈리끄(Olivier Zdrzalik, Komintern의 前 베이시스트, 베이스, 퍼쿠션, 보컬)가 합류, 5인조 편성으로 활동했다. 말리꼬른느는 프랑스의 포크 음악 전문 레이블인 에그자곤 (Hexagone) 에서 정규 앨범 4매와 베스트 앨범(에그자곤 레이블이 그룹별로 기획한 Quintessence 베스트 씨리즈 중 하나) 1매를 남겼고, 발롱 느와르(Ballon Noir)로 이적한 1978년에 「L’extraordinaire Tour de France d’Adelard Rousseau…」를 발표했다. 본격적으로 실험적인 포크 록을 시도했던 이 작품은 평론가 들로부터 중반기 걸작으로 평가받았다.
여기에는 다양한 전통 악기와 현대 일렉트릭 악기가 공존하는 동시에 프랑스의 전통 포크 테마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담아낸, 섬세한 편곡과 옛 포크의 전통에 따른 코러스와 현대적 보컬의 병존은 말리꼬른느를 완전한 Progressive Folk Rock 그룹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14페이지의 소책자가 담긴 이 앨범은 엄청나게 긴 제목으로도 유명하다. (타이틀을 국어로 옮기는 데 고심을 했으나, 직역은 좀 무리가 있어, 약간의 의역을 했다. 좀 더 정확한 의미 파악을 위해 잠시 타이틀의 일부를 살펴보면, Nivernais는 파리 근교의 옛 주(州)를 일컫으며, la Clef des Coeurs는 그 곳의 별명으로 ‘마음을 여는 열쇠’라는 뜻이다.)

타이틀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작품의 테마는 니베르네 드브와르 출신의 목수 조합원 (Compagnon Charpentier du Devoir) 아델라르 루쏘의 프랑스 일주담이다.

그 출처는 ‘동업 조합과 수공업’, ‘동업 조합과 그 역사와 관습, 규칙 그리고 의식’, ‘조합원의 기억’, ‘드브와르 조합원의 풍자 가요’등 프랑스의 중세 동업 조합 관련 서적과 전통 민요를 차용, 각색한 것이다.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동업 조합인 꽁빠뇽나쥬(Compagnonnage)의 기원은 중세 시대(약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며, 12세기와 13세기 사이에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꽁빠뇽나쥬는 13세기 무렵, 목수, 채석공, 열쇠공, 가구업자, 건축업자 등의 상공업계 노동자들이 힘을 규합, 왕권과 영주권에 대항하고 그 착취를 배격했던 일종의 노동 조합의 성격을 띤다. 이 조합 중 오직 드브와르 조합만이 17세기까지 존재했고, 당시 수많은 미숙련 장색들이 특정 기술을 배울 목적으로 프랑스 곳곳을 여행했다.
니베르네에서 태어나 아버지 끌레망 루쏘로부터 목수일을 배운 젊은이 아델라르 루쏘. 대를 이은 빈곤과 노동력 착취에 신물이 난 그는 드브와르의 조합원으로 입회, 프랑스 일주를 결심한다. 4월 24일, 이른 아침 배낭 하나 둘러메고 ‘마음을 여는 열쇠 니베르네’라는 명찰 리본을 단 지팡이를 벗삼아 고향을 떠난다.
조합원들의 배웅 속에 떠나는 아델라르의 모습이 묘사된 첫 곡 의 도입부는 강렬한 이펙트가 활보하는 실험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담겼다.
보컬은 갸브리엘 야꿉을 중심으로 한 전통 코러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현악기들과 일렉트릭 기타의 강한 액센트가 생동감을 준다.
오를레앙에 도착한 아델라르는 드브와르 조합을 찾아 일을 배정 받은 뒤, 도시를 산책하다 폐쇄된 무도회장을 목격한다. 성 니콜라스 축일, 신에 대한 불경죄로 저주받은 이들의 이야기가 담긴 는 유그 드 꾸르쏭의 일렉트로닉 편곡과 함께 바이올린의 화사한 춤사위가 눈부시다.
11월 6일, 드브와르 조합원들에게 가장 인심이 후한 도시, 뚜르에 도착한 아델라르는 우울한 여인 마들렌느의 질투심 많은 남편 얘기를 듣게 된다. 유머와 풍자가 가득한 실내악적인 구성과 마리의 보컬을 뒤로하면, 성 안네 축일에 라로셸에서 세실이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 아델라르의 가 흐른다. 강렬한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중후한 현악 스트링이 비상하는 이 연가에 이어지는 곡은 . 악마에게 영혼을 팔아버린 소녀의 이야기가 마리의 보컬로 수놓아진다. 건반과 바이올린, 교현금, 스캣 등은 이 곡의 비극적 기품을 높여준다. A면의 마지막 곡인 는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목수 조합원들의 눈물과 피와 고난, 인내와 희망이 흰색, 붉은 색, 푸른 색, 노란 색, 초록 색의 다섯 가지 색깔로 상징화되어 있다.
베지에에 당도한 아델라르는 드브와르 조합원들과 가보 조합원들 간의 반목질시를 목격하곤 조합원들의 화합을 염원하며, 프랑스 일주의 최후의 여정지 빠리로 향한다. B면의 첫 곡인 는 갸브리엘 야꿉의 본격적인 Progressive Folk Rock 작품이다. 다음 곡 는 프로방스인들의 무자비한 노동 착취와 학대가 목관 악기들로 비유, 풍자성을 높여준다. 다음은 무반주 혼성 코러스 의 일부분이다.

그토록 혹독한 겨울 숲 속에서 지겹도록 일하지.
특히나 겨울이면 늑대처럼 굴 속에서 살아가지.
특히나 겨울이면 연초의 어느 일요일 아침 전나무 위에 누웠지.
고통을 앗아가도록 노래하며 집을 생각하지.
여기서 우리는 일하지.
일주일에 6일을 심지어는 축제날에도 바람이 부나 눈이 오나… 비참함이 우리의 댓가.
특히나 겨울이면

마르세이유, 쌩뜨 봄므, 발랑스를 지나 리용에서 비쉬로 가는 도중 여관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 아델라르. 피로 얼룩진 여관 에서 하녀 쟌느똥 덕분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아델라르는 그녀와 함께 집으로 향한다. 이 곡은 「Le Mariage Anglais」에 수록된 의 맥을 잇는데, 극적인 애수와 장엄함이 듣는 이를 압도한다. 마지막 곡은 브라스가 동원된 행진곡 풍으로 첫 곡을 재현해낸다.
프랑스 일주를 끝맞친 아델라르 루쏘가 모든 이에게 바라는 것은 마태복음 7장 7절이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문을 두드려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니.

글 / 이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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