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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7
마음풍경
추천 수 : 0 / 0
조회 수 : 18186
2010.08.03 (17:41:23)
ETC
ARTIST:  After Crying 
COUNTRY:  Hungary 
GENRE:  Symphonic Prog 
ALBUM:  Overground Music(1990)
Megalázottak és Megszomorítottak(1992)
Föld és ég(1994)
De Profundis(1996)
After Crying 6(1997)
Show(2003) 
MEMBER:  Egervári Gábor (flute, lyrics)
Görgényi Tamás (lyrics, vocals)
Pejtsik Péter (composer, cello, bass, lead vocals)
Torma Ferenc (guitar, synthesizer, backing vocals, composer)
Balázs Winkler (keyboards, trumpet, backing vocals, composer)
Lengyel Zoltán (piano, keyboards)
Madai Zsolt (drums, percussion, synthesizer)
Légrádi Gábor (vocals)
Vedres Csaba (composer, piano, keyboards, vocals, 1986-94) 
원본출처:   

After Crying

들어가기전에...

필자가 틈만나면 주장하는 이론이 있다. 바로 록음악의 10년 주기설.

제목이 좀 거창하지만 내용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빌 헤일리의 [Rockaround]이 발표된 1955년 이래로 매 10년마다 록음악이 가볍거나 무거운 두가지 측면으로 변해왔다는 건데, 즉 55년부터 65년까진 경쾌하고 짧은, 춤추기 좋은 로큰롤이 유행했고 65년부터 75년까진진지한 감상이 필수적인 복잡한 록음악이, 75년부터 85년가진 다시 가볍고 듣기 쉬운 팝록이나 팝메틀, 85년부터 95년까진 다시 복잡한 다양하며 감상할 만한 록음악들이 대세를 이뤘다는 설이다. 필자는 아트록이 70년대 초반 가장 융성했고 90년대 초 세계적으로 다시 한번 재조명을 받았던 사실도 이 ‘록음악의 10년 주기’덕분이 아닌가 나름대로 판단해 보기도 한다. 뭐 정확히 검증된 사실은 아니니 독자 여러분들도 개인적으로 판단하시길.

자 그럼 ‘록 음악의 10년 주기설’dl 올다는 설정 아래 생각해보자. 과연 지금은 어떤 록의 시대일까? 다시 가볍고 듣기 쉬운 록음악이 득세하고 있을까?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리다. 록음악이 대체적으로 가벼워진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쉬워진건 아니다. 왜냐하면 중요한 변수가 하나 끼어들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1천년의 마지막, 새로운 밀레니움을 앞둔 세기말이다. 온갖장르가 뒤섞여 있고, 가벼움과 무거움이 혼재되어 있는 상태-세기말, 덕분에 현재 록음악은 그 경중을 구분하기가 참으로 애매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전자음악을 주로 하는 테크노, 인더스트리얼이 록음에서도 득세하고 있지만 80년대의 쾌락적인 면과 70년대의 실험성을 고루 갖춘데다 때론 훨씬 과격한 면까지 보이고 있기에 진지한 감상을 즐기는 이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진지한 록음악이 다시 득세하기 시작한 86년에 결성해서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는 아트록그룹의 경우, 일단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진지한 음악의 전성기에 왕성하게 활동해 세기말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면, 더군다나 그들의 음악에 정통 클래식의 영향과 70년대 수퍼그룹 킹 크림즌과 에머슨 레이크 앤파머의 향취가 짙게 베어 있다면, 그리고 그들이 대체로 밝은 이미지의 서구출신이 아니라 우리에겐 아직 낯설며 춥고 음산한 동구권 출신이고, 세기말적인 암울함을 음악속에 핳상 품고 있다면 더더욱. 최근 After Crying에 대한 아트록 팬들의 새삼스러울만큼 뜨거운 관심과 호응은 그런면에서 이미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After Crying History

헝가리 밴드 애프터 크라잉은 1986년 가을에 결성되었다. 결성 당시 멤버들은 Csaba Vedres - Piano, Peter Pejisik - Cello, After_Crying-01b.jpg Gabor Egervari - Flute 이렇게 트리오로 구성되었는데, 악기편성만 봐두 알수 있듯이 이들은 약 2년동안 노래가 없는 실내악 연주곡만을 연주했으며 공연의 주요부분들은 거의 즉흥연주로 채워졌다. 1988년이후 이들은 드디어 노래를 부르게 되는데, Gavor Egervari와 새로 가입한 Tamas Gorgenyi가 영어와 헝가리어 2개국어를 자유자재로 쓰며 가사를 담당했다. 이후 주축멤버인 Csaba Vedres와 Peter Pejisik를 제외하고 다른 뮤지션들은 다소 변동이 있었으나 어쨌든 1993년까지 애프터 크라잉은 4명의 멤버를 기본구성으로 해서 게스트 뮤지션들을 초빙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그리고 그들의 공연은 헝가리뿐만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칼, 영국, 캐나다등에서 큰 성공을 거누다.

애프터 크라잉의 대망의 첫 번째 앨범[Overground Music]은 약간의 신디사이저를 제외하면 오직 어쿠스틱 악기만으로 이루어졌으며 가사는 전부 영어로 되어 있다. 첫곡의 “프랭크 자파에게 경배를 바친다”는 부제가 붙어 있는데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본작은 다소의 엉뚱함과 유머가 독특하며 거기에 클래식의 정형성을 결합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는데(그런면에서 벨기에의 Chamber Rock 집단인 Julverne나 영국의 Penguin Cafe Orchestra가 연상되기도 한다), 세 번째 곡에서 들리는 미사곡 Kyrie Eleison의 한구절을 비롯한 아름다운 선율들은 경건함과 엄숙함을 함께 실어 주고 있다. 그리고 이런 특징들은 이후 그들 음악 전체를 관통하는 중요한 특징으로 자리 잡는다.

아무튼 어찌 들으면 파격적인 실내악 작품집 같기도 하고 또 어찌 들으면 예술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떠올리게도 하지만 마지막곡을 듣고 나면 끝났다는 사실이 무척 아쉬운 좋은 작품이다. 본작의 초연은 1500명의 관중앞에서 이루어졌는데, 뜨거운 호응을 얻는데 성공한다.

첫 번째 앨범이 ‘언더그라운드에서 오버그라운드’로 나오는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면 1992년 봄에 발표된 애프터 크라잉의 두 번째 앨범 [Megalázottak és Megszomorítottak]은 거기서 한발 나아가 그들음악을 아트록의 멈주에 집어넣을 수 있도록 한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이 앨범엔 몇가지 변화가 눈에 띄는데, 우선 어쿠스틱 사운드 일변도에서 탈피해 드럼과 신디사이저를 담당하는 두명의 정식멤버가 가담했으며 데뷔작에서 보인 유머가 사라진 대신 암울하고 슬픈 그들 특유의 사운드가 확고히 자리잡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덕분에 애프터 크라잉은 분명한 록 그룹, 그것도 아트록 그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어대신 헝가리어로 가사를 쓰면서 이국적인 느낌이 강해진 것도 아트록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또 게스트 뮤지션들이 들려주는 브라스파트는 이후 그들 음악을 정의할 때 항상 따라 다니는, “Lizard"나 ”Islands" 같은 앨범을 발표할 때의 “King Crimson저인 사운드”를 만들어 내고 있다. 그들이 킹 크림즌을 존경하고 영향받은 사실은 당시 콘서트에서 자신들의 곡뿐만 아니라 킹 크림즌의 곡들을 즐겨 연주했다는 데서도 잘 알 수 있다. 아마 킹 크림즌의 ‘Islands'를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4번째 곡의 서늘한 분위기와 휴식같은 아련함을 절대 거부할 수 없으리라. 그리고 비록 시간은 짧지만 그동안 볼수 없었던 강한 비트를 선보이는 마지막 곡에서 다음 앨범에 상당한 변화가 있으리란 예감을 얻을 수 있기도 하다.

1993년 발표된 세 번째 앨범[Föld és ég(Earth and Sky)]의 수록곡 제목을 흝어보자.

‘Manticore érkezése(Arrival Of manticore)', 'Enigma', 'Rondo'... 바로 떠오르는 그룹이 있다. 킹 크림즌에 필적하는 영국의 울트라 메가톤 수퍼그룹 Emerson, Lake & Palmer. 애프터 크라잉은 킹 크림즌과 함게 존경해 마지 않는 에머슨 레이크 앤 파머에게 받은 영향을 숨기지 않고 오히려 전면에 드러낸 음악을 본작의 전반부에서 선보이고 있다. 일면 독창성이 결여되었다 혹평할 수도 있겠지만 필자는 그동안 EL&P를 계승했다고 하면서 터무니없이 경박하게 윤색한 일련의 신세대 그룹들의 사운드에 비해 본작이 그 무게를 잃지 않은 미걷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본작에서 주목해야할 멤버의 변동. 창단멤버이자 유려한 건반선율과 보컬을 들려줬던 Csaba Verdres가 레코딩 끝남과 동시에 탈퇴하면서 (그는 Townscream이라는 밴드를 결성해 97년 타이틀을 [Nagyvarosi Ikonok]로 한 음반을 발표한다)새루운 멤버인 Balazs Winkler로 교체되었으며 더욱 중요한 사실은 드디어 기타리스트가 가입했다는 점이다. 기타리스트가 가입했다는 사실은? 킹 크림즌적인 음악을 만드는데 결코 빼놓을 수 없는 로버트 프립풍의 기타사운드가 보강되었다는 얘기다. 본작의 전반부가 건반악기의 눈부신 활약으로 EL&P의 영향을 느낄 수 있다면 후반부의 ‘Judas'같은 곡은 기타파트의 탁월한 도움으로 King Crimson을 빼다 박았다. 기타리스트의 참여에 따른 또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그동안 기타의 부재로 록그룹이라 부르기 꺼려 하던 일부 시선들을 완전히 종식시켰다는 점이다. 애프터 크라잉의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이다.

혹시 오해가 있지 않을까 싶어 이쯤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그건 바로, 애프터 크라잉의 음악이 킹 크림즌과 EL&P를 지나치게 모방하지 않았나 하는 문젠데, 필자의 견해로는 ‘결코 아니다’이다. 그들 음악엔 실내악이 보여줄 수 있는 앙상블과 아늑함, 정형화된 질서가 항상 내재되어 있으며 여기에 킹 크림즌과 EL&P의 록적인 힘을 이어받고 동구권 음악다운 어두움과 세기말적인 비장함까지 담고 있다. 수퍼그룹들음악의 단순한 카피보다는 그 장점을 수용하면서 자신들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굳건히 지켜 낸 음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킹 크림즌이나 예스에게서 절대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노선구축에 성공했던 스웨덴의 앵글라고드와 아넥도텐의 경우처럼.

96년에 발표된 애프터 크라잉의 네 번째 앨범[De Profundis(It is Deep)]는 그런 애프터 크라잉의 오리지널리티가 가장 강조된 작품이다. 평론가들이나 팬들에게서도 격찬을 받았고, 필자 개인적으로도 두 번째 앨범과 함께 그들 최고작으로 꼽고 싶다. 음악은 신중하지만 강렬하고, 어둡지만 돋보인다. 앨범커버가 킹 크림즌의 3집[Lizard]을 연상시키는데서도 확연히 드러나듯이 음악 전체에 킹 크림즌의 강력한 영향이 느껴지지만 그것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하는 수작이다. 사실 두 번째 곡까진 본작의 진가가 드러나지 않는데, 세 번째 연주곡에 이어 등장하는 ‘Stalker'라는 곡이 그야말로 압권이다 우수에 젖은 션악선율과 프립풍의 기타음,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기차소리... 그리고 감동은 타이틀 곡 ’De Profundis'에서 고스란히 재연된다. 이 도곡만 가지고도 본작의 가치는 충분하다 생각되며, 타이틀곡에 이어 나오는 ‘Jonas Imaja(Jonah's prayer)'에서는 6,70년대 헝가리 최고의 배우였던 Zoltan latinovits의 가사 낭송이 한껏 분위기를 잡아주고 있다. 참고로 앨범 제목 [De Profundis]는 성경의 “I Cry to You from the Deepness, My Lord"에서 따온 말이다.

같은 해 애프터 크라잉은 그룹결성 10주년을 맞아 더블 앨범[Elso Evitzed(First Decade)]를 5집으로 내놓는다 첫 번째 시디는 헝가리어로 부른 1집 수록곡들과 미발표곡, 그리고 리마스터된 다른 앨범 수록곡들을 담고 있으며 두 번째 시디 첫 번째곡만 스튜디오 곡이고 나머지는 라이브 실황 곡들로 가득차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주목을 끄는 부분은 라이브시디일텐데, 시디수록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 1991년도에 가졌던 라이브실황은 1,2집 수록곡들을 중심으로 라이브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 정연한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물론 그런 면에서 심심한게 사실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스르르 눈꺼풀이 감겼다 하더라도 끝부분에서 화들짝 놀라 깨기 마련이다. 시디 마지막 트랙은 킹 크림즌의 저 유명한 ‘21st Century Schizoid Man'이기 때문이다.

1993년 부다페스트공연에서 커버한 이 곡은 원곡에 비교적 충실한 편이며 디스토션된 보컬이나 브라스파트등에서 킹 크림즌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기타가 약간 실망스럽긴 하지만 아무튼 헝가afternear.jpg 리어로 바꾼 2절가사는 듣는 재미를 더욱 만끽하게 해준다.

1997년에 나온 애프터 크라잉의 신작은 단순히 [After Crying 6]라는 제목을 달고 발매되었다. 커버 그림도 심플하기 짝이 없는데, 그동안 발표된 애프터 크라잉 전작들이 커버가 하나같이 어두웟떤 것과 비교해 약간 촌스럽기까지 한 밝은 오렌지로 채색된 표지에는 이들 음악에 상당한 변화가 있음을 미리 암시하는 듯 하다. 시디수록제한 시간을 꽉 채운 음악들은 확실히 분위기가 밝아졌고, 좀더 부드러워졌다. 신디사이저를 강조한 사운드는 훨씬 선명해졌으며 킹 크림즌적인 모습들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음악이 더 나아졌단 말인가 아님 퇴보했다는 말인가. 글쎄, 그들의 어둡고 암울한 중세적향기, 정갈한 실내악분위기, 킹 크림즌을 연상케 하는 서늘한 이미지에 반한 이들에게 본작은 다소 낯설게 다가올 것이다. 심지어 어떤 부분은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한부분까지 떠오를 지경이니까.

세기말 앞드고 20세기에 대한 인상들을 정리하고자 만들었다는 본작은 20세기의 모든 음악 경향들을 담아 보려 한 흔적이 엿보인다. 실내악과 신디사이저록의 융합뿐만 아니라 그레고리언 성가와 아프리칸 리듬도 선보이고, 헝가리 민속음악까지 손을 안댄 부분이 없는데, 그런 부분이 다소 의욕과잉의 부작용을 낳지 않았나 하는 필자 개인적인 생각이다. 마치 그들 선배이자 뒤에 얘기할 Solaris가 세기말을 겨냥해 내놓은 더블앨범 1990이 그런 함정에 빠져 버렸듯이. 하지만 이 앨범으로 처음 애프터 크라잉을 접하거나 분위기보단 사운드나 멜로디를 우선으로 여기는 이들에게 본작은 훌륭한 추천작이다, 특히 신디사이저를 좋아한다면 그야말로 최적의 앨범.

 

 

After Crying After...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보자. 지금은 세기말읻. 애프터 크라잉도 나름대로 세기말을 인식하고 신세기에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듯하다. 새로운 세기가 오기전에 그들이 어떤 식의 작품들을 발표할지, 어떤음악을 들려줄지 자신들외엔 아무도 모르지만 그들의 시도가 계속되고 또 그 참신함을 잃지 않는한, 그들에 대한 팬들의 애정도 식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글:이진욱(A.R. 15) 1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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