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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550
마음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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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 10706
2010.05.14 (21:17:33)
Ratings: 
 
ARTIST:  Heron 
ALBUM TITLE:  Heron 
YEAR:  1970 
COUNTRY:  U.K. 
GENRE:  Folk Rock 
LABEL:  Dawn 
TRACKS:  1. Yellow Roses
2. Car Crash
3. Harlequin 2
4. Smiling Ladies
5. Little Boy
6. Sally Goodin
7. Upon Reflection
8. Lord & Master
9. Little Angel
10. Goodbye
11. For You
12. Sally Goodin
13. Carnival & Penitence 
MUSICIANS:  Roy Apps (Guitar, Vocal)
Steve Jones (Keyboard)
Tony Pook (Vocal Percussion)
Gerald T. Moore (Guitar)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Heron 

가끔, 그런 생각이 들곤 한다. 음악을 듣다 보면 내 스스로가 이성적인 판단 하에 기호에 맞을 것 같은 음악을 찾아 듣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생활 자체가 나로 하여금 특정 음악을 무의식중에 고집하게끔 만드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유야 어쨌든, 내가 그리고 여러분들이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이 음반을 구입하신 여러분들은 포크를 아주 좋아하시는 분임에 틀림이 없다. '아주'란 말을 쓴 이유는 Heron의 음악 세계는 결코 만만치 않음을 장담하기 때문이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이 음반에 대한 평가를 회피할 것이며, 동시에 기억 속에서 Heron은 잊혀질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영원히 Heron이 선물한 자연 속의 노래와 따스한 양지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다.

포크란 장르는 참 이상하다. 다른 장르는 몸상태가 어느 정도 유지돼야만 그 음을 느끼는데 있어 짜증이 나지 않지만, 포크는 반대로 어느 정도 생활에 지쳐 있어야만 귀에 제대로 들어온다. 힘겨운 생활과의 싸움에서 오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나를 비롯한 소극적인 포크 애호가 분들은 잠시나마 포크가 만들어 주는 안락한 보금자리로 도피하곤 한다. Keith Cross & Peter Ross의 (Bored Civilians) 앨범에서 우리는 생활에 지친 나머지 잠들어 버린 현대인의 모스이 마치 자신을 보는 것 같아 안쓰러워 했다. 그러나 Whistler의 (Ho Hum)에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는 안도감으로 우리는 가슴을 쓸어 내릴 수 있었다. 포크는 가사와 곡의 분위기, 그리고 노래 부르는 이의 감정 이입에 의해 묘한 아름다움을 표출한다. 이처럼 쉽게 얻을 수 없는 인생의 달관미를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동감하게 해주고 있다.

포크를 보다 쉽고 편하게 듣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점을 유의해야 할 듯 싶다. 우선, 자료에 의한 선입견과 건너뛰기 식의 음반 감상법은 일찌감치 펭귄과 함께 목매달아 버리는 것이 돈과 시간, 그리고 정신 건강에 있어서 좋을 것이다. 포크락그룹 Daady Longlegs(장님거미, 일명 : 아빠다리 롱다리?)의 (Oakdown Farm)앨범 재킷이 Hipgnosis의 작품(전원에서의 분위기 만점의 돌집. TV 안테나가 옥의 티)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앨범을 사신 분들은 이들이 미국 출신이라는 사실과 앨범 초반부의 컨트리풍 사운드에 실망을 금치 못할 것이다. 곧이어 그 분들의 방안에는 난데없는 은빛 비행접시가 공기를 가르며 나타나 벽과의 충돌 후, 방바닥을 뒹굴 것이다. 그리고 그 비행접시 속에 타고 있는 마음 둘곳없는 이를 위한 (Lonely Way) 와 Affinity풍의 다른 재미있는 외계인들을 영원히 발견하지 못할 것이다.

짧은 곡에도 좀 더 익숙해져야 할 듯 싶다. 우리의 귀에 낯익은 다른 아트록곡들과는 그 길이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짧다. 긴 곡이 아닌 관계로 잠시 한눈을 팔면, 이미 다음 곡이 흐르고 있음을 경험한 분들이 많을 것이다. 물론, 헤론도 그들이 2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 (Winter Harlequin)이란 긴 곡이 있다. 긴 곡이 매력적인 경우가 많음은 사실이다. Incredible String Band의 양대명반중에 하나인 (Earthspan)에서 (Sunday Song)은 듣는 이가 빠져나오기 힘든, 아주 매력적인 7분 짜리 대곡임에는 부인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좀 더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 위에 (Sailor And The Dancer)라는 2분짜리 산 봉우리가 숨어 있음을 발견하는 분들도 계시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포크 음반의 감성 표현 방법은 생각보다 다양하고 깊어서 참 맛을 알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영국산 사물놀이때 Spirogyra의 (Magical Mary)를 평상시 볼륨의 2배로 들어보라. 악기들이 서로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처음에는 산만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벽한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곧 깨닫게 된다. 반대로 Parlour Band는 순간 순간 드러나는 개인의 연주 능력을 서로의 조화를 위해서 자제시키는 절제된 조화미를 보여준다. 완벽한 하모니다. 아르헨티나 특유의 목소리를 들려주는 두 농촌 후계자 Pastoral은 목소리의 산뜻함에서 영롱한 기타 소리로 감상포인트가 변하곤 한다. 그들의 맛은 목소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악기 사용의 절묘함에도 있는 것이다.
쉽고 아름다운 사운드로서가 아니라 촌스러워서 더 친근한 영국의 은방울 자매 Agincourt의 정감 어린 목소리와 큰 누나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June Tarbor의 정적인 공간활용 등은 각각의 음반마다 제대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부터 소개될 헤론은 그 정도가 이미 국내에 발매된 포크 음반 중에서 가장 심할 것이다.
HERON 헤론은 1966년 영국의 Maidenhead Folk Club에서 탄생하였다. 당시 학생이던 Roy Apps는 Music Shop에서 일하던 Tony Pook와 함께 자신의 음악을 만들며 노래하였다. 후에 Steve Jones, Gerald T. Moore와 함께 1970년에 그들의 1집 (Heron)과 1971년에 2집 (Twice as ice and half the price)를 발표한 헤론은 Roy와 Gerald의 음악 견해 차이로 1972년에 해산하게 된다.

헤론의 음악은 잘 보이기 위한 화려함도, 현학적 가사도 없다. 가슴 뭉클한 아름다운 여성의 목소리나 애절한 멜로디는 더욱 더 찾아볼 수 없다. 그 흔한 바이올린의 처량함도, 플롯의 상큼함도 없다. 처음 들으면 단순한 악기 구성과 모노풍의 좋지 못한 녹음 상태가 가슴의 답답함만을 더하게 한다. 우리가 명반에서 기대할 수 있는 일반적인 요소가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까지의 다른 어떤 명반도 갖지 못한 독특함이 그들에게서 발견된다. 그것이 헤론음반을 I.S.B의 두 흙의 사나이 중 하나인 마이크 헤론의 솔로 앨범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이 땅에, 국내 발매를 이루게 했고, 아주 적지만 헤론의 음악을 손으로 꼽는 이들을 만들어 냈다.

'자연의 소리와 그리운 따뜻한 양지', 이것이 우리에게 2장의 앨범을 통해서 헤론이 주는 독특한 감동의 선물이다. 엄격히 말해서 그들의 1집이 주는 것이지만… 빈약한 악기 구성임에도 들을수록 모자람이 없이 전해지는 그들만의 따뜻한 아침 햇살과 주위의 새소리(이 자연 그대로의 새소리가 헤론음반의 대명사로 알려지게 됨)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그들은 밀폐된 녹음실이 싫었다. 그들의 선택은 자연 속으로의 회귀였고, 한적한 시골에 16트랙의 녹음 시설을 갖춘 차량을 설치했다. 한 농가에 그들은 악기를 설치하고, 헤론의 1집을 탄생시켰다. 그런 열린 환경에서의 녹음 상태는 스튜디오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 이유로 그들의 음악에는 명료함이 다소 부족하다. 그러나 주위의 자연적인 소음(Little Angel의 끝부분에는 멀리서 지나가는 기차 소리도 들린다)의 묘한 어우러짐이 그런 약점을 감싸줌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들의 음악에 헤론만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주고 있다.

이 부분을 읽고 계신 분들은 어느덧 몇곡의 헤론 음악을 들었을 것이다. 자, 이제부터 여러분들은 앞에 있는 CD 플레이어의 STOP 버튼을 누르세요. 그런후, 프로그래밍을 하십시오. 곡의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로이의 첫 사랑이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For You)가 첫 번째다. 이 곡이 헤론의 독특함을 가장 잘 표현한, 이상한 마력이 있는 곡이다. 휴일 늦잠에서 막 눈을 뜬후에 듣는 이곡에는 아침 햇살의 따스함과 그로 인한 행복감이 흠뻑 담겨 있다. 왼편에서 흘러나오는 다소 적은 음량의 보컬이 여운을 남기며, 피아노 소리와 함께 끝맺는 이상적인 (Yellow Roses)가 두 번째 차례다. 세 번째로 선택된 (,Upon Reflection)은 막 잠에서 깬 듯한 목소리로 시작되어 기타와 키보드가 잔잔한 하모니를 이루며, 헤론의 아름다운 세계로 듣는 이를 이끌고 들어간다.

이어서, (Lord And Master)가 네 번째를 장식한다. 아코디언의 정다움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보여주는 완벽한 곡이며, 또한 가장 먼저 주목받는 곡이 될 것이다. 마무리 곡은 (Good Bye)로 했으며 한다. 이 곡은 헤론의 음악 중에서 많은 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손꼽을 수 있는 요소를 갖고 있다. 헤론이 사용한 몇 안되는 악기중 거의 모두가 등장한다. 굅?아름다운 사운드로서가 아니라 촌스러워서 더 친근한 영국의 은방울 자매 Agincourt의 정감 어린 목소리와 큰 누나의 정을 느끼게 해주는 June Tarbor의 정적인 공간활용 등은 각각의 음반마다 제대로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는 절대로 들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제부터 소개될 헤론은 그 정도가 이미 국내에 발매된 포크 음반 중에서 가장 심할 것이다.

특히, 만돌린의 밝은 연주와 빠른 보컬이 행복하게 끝인사를 해준다. Play 버튼을 누르세요. 그리고 느끼세요. 이제 남은 일은 열심히 듣는것뿐입니다. 언젠가는, 여러분이 헤론을 선택한 것이 옳은 판단이었음을 여러분 스스로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곤 놀랄 것이다. 자신이 한 손으로 꼽는 포크 음반 중에 헤론이 선정됨에, 그리고 따스함이 그리울 땐 헤론이 자신도 모르게 생각날 것이다.

글/황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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