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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 263
마음풍경
추천 수 : 0 / 0
조회 수 : 14807
2010.05.19 (02:39:01)
Ratings: 
 
ARTIST:  Opus Avantra 
ALBUM TITLE:  Strata 
YEAR:  1989 
COUNTRY:  Italy 
GENRE:  RIO/Avant-Prog 
LABEL:  Artis 
TRACKS:  1. Canto Della Notte
2. Quiete E Tumulto
3. Danza degli Oggetti Liberati
4. Canto Incompiuto
5. Vertigine
6. Fase Dello Specchio (Duello)
7. Canto Prima Dell'alba
8. Tics (Palude)
9. Titmo Alfa (Labirinto)- live
10. Canto Ad Un Dio Nascosto
11. R.E.M. (Extra Tracks) 
MUSICIANS:  Alfredo Tisocco: piano, sintetizers (Yamaha, Korg, Roland)
Donella Del Monaco: voices
Vincenzo Caroli: flute
Pieregidio Spiller: violin
Manuela Rizzo: viola
Alberto Brendolin: cello
Toni Lee: guitar
Gianfranco Spigolon Maneguzzo: double-bass
Saverio Tasca: percussions 
원본출처:  http://koreanrock.com/wiki.pl?OpusAvantra 

등록자 : 김상규[LAZYBIRD@hitel.net] 등록일 : 1996/06/04

우리들에게 소개된 이탈리아의 수많은 그룹 가운데에서도 오퍼스 아반트라의 위치는 실로 독보적인 것이라 할 수 있는데 그들이 뿜어내는 신비한 분위기는 여러 사람들의 주목의 대상 이었다. 카리스마적인 여성 보컬인 Donella Del Monaco 를 중심으로, 클래시컬한 선율을 발산하는 수많은 스트링들이 조화와 부조화를 거듭하면서 감상자로 하여금 음악에 몰두하게 만드는 그들의 음악은, 비교적 난해한 것임에도 몇몇 애호가를 중심으로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70년대 초반에 발매되었던 두 장의 앨범(데뷔작인 [자아 성찰]과 두 번째 앨범 [크롬웰은 일곱개의 악을 위해 조곡을 연주한다])에 이어, 70년대 중반 무렵에 녹음되었으나 한동안 발표되지 않고 있었다가 89년에 공개된 본 작품에 관해서 그다지 좋은 감정이 들지 않음은, 아마도 청신경을 기분나쁘게 자극하는 비전형적이다 못해 파격감을 일으키는 멜로디라인과 소음에 가까운 여러 악기들의 연주 때문일 것이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그들의 다른 앨범들에서도 있어 왔었던 것이었지만, 이 앨범에서는 그 도가 지나쳤다고 할까. 그나마 <Canto Incompiuto> 라는 곡이 중간 부분에 위치하여 예전 앨범에서 가끔씩 들려주었던 중세 교회 음악 풍의 분위기로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할뿐. 무엇을 의도하는지 잘 모르는 여러 악기의 난립이 한동안 귀를 거쳐가면 맘 한 구석에는 웬지 찜찜함과 소름만이 남게 된다.

천재와 바보는 종이 한 장 차이라더니. 기분 좋은 날 듣게 되면 이들의 변화무쌍한 악곡 구성에 혀를 내두르면서 극찬을 할 수도 있는 작품임과 동시에, 기분이 안 좋은 날 듣게 된다면... 쓰레기가 하나 늘어난 느낌. 결국 각자의 마음 먹기에 따라 명반으로 들려 올 수도 있고, 똥판으로 자리 매김 될 수도 있는, 평가가 애매모호한 앨범이 아닐까 한다.

그들은 95년에 4번째 스튜디오 앨범을 발매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왔지만 구입을 자제했던 기억이 나는데... 아마 당시의 내 기분이 안 좋았던 모양이다.

                                       LAZYBIRD 였습니다. 

등록자 : 이종헌[frost@hitel.net] 등록일 : 1996/06/20

밑에서 김상규님이 이 앨범에 대해서 좋은 글을 올려 주셨기 때문에 이 글이 어쩌면 사족이 될 것 같기도 하지만 가장 아끼는 앨범 중의 하나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우리가 만약 누군가에게 이탈리안 락그룹을 말해보시오, 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떠한 이름들을 말하게 될까. 물론 대답하는 사람 마다 다르겠지만 그 대답 중에는 다음과 같은 그룹들의 이름이 한번쯤은 나오지 않을까. 알디엠, 셀레스떼, 포물라 3, 오잔나, Q.V.L, 라떼 에 밀레, P.F.M. 방코, 뉴트롤즈, 이 뿌... ... 그리고 그들에게는 각자 자신들만의 음악적인 색깔이 있지만, 이들 음악의 공통점을 추출해보자면 어떠한 점들을 들 수 있을까. 실험적... 감상적... 아름다움... 클래시컬함... 드라마틱한 즐거움 그러한 평가는 오퍼스 아반투라에게도 공통적으로 쓰일 수 있을까.
물론이다.
그들의 음악 역시 실험적이며 감상적이고 아름답고 클래식적이다. 그러나 오퍼스 아반투라는 다른, 즉 위에 예를 든 다른 이탈리아 그룹들과 분명히 어떤 구별되는 다른 특이한 점들이 있다. 그것은 무엇일까.
그들의 음악은 더욱 첨예하게 실험적이고 전위적이며, 더욱 가슴을 시리게 할 정도로 감상적이며 아름답고, 또 무척 클래식적이다. 물론 위의 말은 오퍼스 아반투라가 다른 이탈리아 음악들 가운데서 우 뚝 솟아 보일 정도로, 다른 그룹들 보다 더욱 더 휼륭하다는 뜻은 아니지만, -물론 휼륭하지만 다른 그룹들도 휼륭하기 때문에-이들의 음악은 어쨌든 이들만의 독특하고 강한 개성이 느껴진다. 이들의 난해한 실험, 전위적 음악 형태는 사람을 괴롭히거나 짜증을 나게 하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사람을 긴장하게 만들고 감동하게 만든다.
과연 그러한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이들의 음악이 처연할 정도로 아름답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닐까.
이 앨범은 첫번째곡 Canto Alla Notte 로 시작을 알리는데 이 곡은 웅장한 성가풍의 곡으로 엄숙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하고 감상적이기도 하다. 나는 이 앨범을 전체적으로 다 듣기 전에 이 첫곡만으로도 이 앨범에 깊은 매력을 느꼈었더랬다. 하지만, 그것은 성급한 것만은 아니었다. 뒤이어 이어지는 적막을 동반한 변칙적인 피아노 연주곡 Quiete Tumulto 는 예측하지 못한 불안감을 전해주고, 그 다음곡인 Danza Degli Oggetti Liberati 앞에서 맛보았던 변칙적이고 실험적인 연주를 현으로서 들려주다가 아름다운 스켓송으로 이어지고, 그 결말은 다시 현들의 실험적인 연주로 결말을 맺게 된다.
그리고 그 이후의 곡들 역시 각종 클래식 악기들의 자유롭고 전위적인 연주가 행해지고 그 사이 Donella Del Monaco 의 아름다운 보컬이 함께 어울려 완벽한 앙상블을 이루어낸다.

나는 개인적으로 서정적이고 아름답고 클래시컬한 음악을 좋아한다. 이런 나의 개인적 취향에 꼭 맞아 떨어지는 앨범이 바로 이 앨범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 앨범은 어떤 면에서는 소란스럽기도 하다. 예측 불허의 변칙음들이 터져 나오기 때문에 그러하지만, 그러한 긴장감들 사이에 숨어있는 정적과 아름다움은 다른 주절한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이 앨범을 소중하게 여기게 만든다. 그렇지만 밑의 김상규님이 말했다 싶이 이 앨범은 다른 취향은 가진 사람에게는 쓰레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처럼 음악이란 듣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서 그 평가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앨범을 꼭 들어보라고 권하기가 주저스럽다. 하지만 나는 무척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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