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에 클래식컬 피아노를 시작,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였고 20세에 네덜란드의 유명한 클래시컬 록 그룹인 Ekseption에 참여하였던 건반 주자 Rick Van der Linden이 이끌었던 Trace의 2번째 앨범이다. 록과 클래식 그리고 재즈를 웅합시킨, 구성면에서나 연주면에서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작품이다. Ekseption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에서도 클래식의 선율을 많이 따오고 있는데, 특히 바하의 작품번호 1065번인 '네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을 기초로한 <Opus 1065>는 Rick의 서정적인 건반 연주를 시작으로 하드한 드러밍이 이어지고 뒤이어 Curred Air의 바이올린'주자이자 Darryl Way and the Wolf를 이끌었던 Darryl Way의 격렬한 연주가 펼쳐지면서 서서히 바하의 선율이 등장한다. Darryl의 바이올린 연주와 Rick의 하프시코드 경합이 끝나고 서정적이면서 경쾌한 피아노 연주가 페이드 아웃되면서 조용히 마감하는 아름다운 곡이다. 이어지는 6번째곡 <Penny>는 전형적인재즈 피아노곡으로 <Opus 1065>가 남겨 놓았던 아쉬움을 채워주고 있다. B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총 8부작인 <Birds>는 짧은 곡들이 이어지는 조곡들이 자칫 단순하고 연결성이 없을 위험이 있음에 반하여 짜임새 있는 구성을 보여준다. 록, 재즈, 클래식을 전혀 흐트러짐 없이 완벽하게 조화시킨 것과 마찬가지로 그는강과 약, 거침과 섬세함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절묘하게 이 융합되기 힘든 소리의 양측면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가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필자로 하여금 자주 이곡에 바늘을 얹어놓게 만드는 것은 이 앨범의 유일한 보컬부분으로 기타 주자인 Japp van Eik가 노래하는 <Preacher Bird>때문이다. 이곡을 듣고있으면 아침의 맑은 햇살 사이로 나뭇가지에서 자유롭게 노래하는 새를 연상하게 되는데, 그와 비교해 항상 바쁜 일상에 찌들어 있는 필자의 상황이 서럽게(?)느껴지기도 하는 곡이다. (박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