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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 Spirogyra |
ALBUM TITLE: | St. Radigunds |
YEAR: | 1971 |
COUNTRY: | U.K. |
GENRE: | Prog Folk |
LABEL: | B&C |
TRACKS: | 1. The Future Won´t Be Long (4:27) 2. Island (3:39) 3. Magical Mary (6:20) 4. Captain's Log (2:00) 5. At Home In The World (2:40) 6. Cogwheels Crutches And Cyanide (6:00) 7. Time Will Tell (5:32) 8. We Were A Happy Crew (5:29) 9. Love Is A Funny Thing (2:00) 10. The Duke Of Beaufoot (7:08) |
MUSICIANS: | - Steve Borrill / bass - Martin Cockerham / guitar, vocals - Julian Cusack / violin, keyboards - Barbara Gaskin / lead vocals Guest musicians: - Dave Mattacks / drums - Tony Cox / VCS 3 - Bill Bruford / drums |
원본출처: | http://koreanrock.com/wiki.pl?Spirogyra |
음악을 좋아하는 친구한테 Spirogyra의 음악을 녹음해준 적이 있었다. 그것이 꽤 인상적이었든지 그는 레코드 가게로 곧장 가서 음반을 샀다. 그리고 즉시 걸려온 전화 “스파이로자이러 음반을 사서 지금 듣고 있는데, 왜 재즈가 나오냐? 네가 녹음해준거 진짜 스파이로자이러 맞아?” 아마도 이들의 음악을 방송에서만 들었던 분들 가운데 많은 분들이 한번쯤은 겪을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의 퓨젼재즈 그룹인 Spyro Gyra와 잦은 혼동을 일으킨 장본인인 Spirogyra는 70년대 초 브리티쉬 포크록 - New British Folk Rock Movement - 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데 전혀 손색없는 팀이다. 국내에 처음 수입음반으로 소개되었던 Spirogyra의 3집인 「Bells, Boots & Shambles」를 처음 들었을때의 Barbara Gaskin의 목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수수한 외모이지만 어딘가 매력적인 모습을 풍기고 있는 그녀의 모습과 보컬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이렇다할 가식없이 담담한 어조로 내뱉는 그녀의 보컬은 담백하면서도 정감어린 목소리였다. 이어 부푼 꿈을 안고 접했던 이들의 데뷔작은 리더인 Martin Cockerham의 놀라운 음악적 재능을 발견할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1집부터 순서대로 들었으면 그의 탁월한 음악 센스를 사전에 감지하고 있었을텐데 3-1-2집 순서로 들을 수 밖에 없었던 탓으로 사실 Barbara보다는 관심의 대상에서 밀려나 있었다. 하지만 광기어린 그의 보컬과 기타는 Barbara의 보컬과 상호 대립적인 면을 보이고 있으면서도 그 속에서 독특한 하모니를 이뤄내고 있다.
이제 이들의 과거를 더듬어 보기로 하자. 영국 켄터베리 그룹인 Egg의 기타리스트 Steve Hillage는 Kent 대학 시절 동창생인 Steve Borrill(bass), Julian Cusack(violin, keyboards) 그리고 Martin Cockerham과 함께 음악을 하다가 그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69년에 Spirogyra를 결성했다. 이어 철학을 전공하던 여대생 Barbara는 브리티쉬 음악계의 마당발인 Steve Hillage의 주선으로 Spirogyra에 가입하기에 이른다. 그뒤 이들은 활동지를 런던으로 옮겨 같은 시기에 결성되었던 Steve Hillage의 그룹인 Egg와 함께 클럽등을 돌면서 왕성한 라이브 공연을 가졌다. 클럽과 대학교의 캠퍼스를 순회하기도 하면서 네덜란드에 2∼3차례 정도의 투어공연도 가지는등 정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휘몰아쳤던 싸이키델릭 사운드의 유혹을 뿌리치고 이들은 포크록을 추구함으로 인해 Mellow Candle, Bread Love & Dreams등의 그룹들과 함께 Fairport Convention, Pentangle 이후의 제2기 브리티쉬 포크록의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September Production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들은 B&C 레코드사와 계약을 맺고 71년도에 데뷔 앨범인 「St. Radigunds」를 공개한다.상기되어 있는듯한 Martin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첫 곡 (The Future Won’t Be Long)은 느린 템포로 전개되다가 갑자기 등장하는 Julian의 격렬한 바이올린으로 곡의 분위기가 발전되면서 드라마틱하게 펼쳐지는 연주와 Martin과 Barbara의 보컬 하모니 그리고 질풍같은 기세로 내딛는 Julian의 활놀림이 무아지경으로 빠져들게 하면서, “와! 이런 포크록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무의식중에 생겨난다.
이어 Martin의 나른한 보컬이 에코우로 처리되면서 시작되는 (Island)는 점차 목소리의 톤이 올라가면서 이를 받쳐주고 있는 기타와 바이올린 역시 날렵한 템포로 진행되어진다. Julian의 발군의 테크닉을 보여주고 있는 활놀림은 아라비아풍의 분위기도 연출해 내고 있다.
다음 곡인 (Magical Mary)는 듣고 있노라면 바이올린과 기타란 악기가 멜로디 뿐만이 아니라 리듬 악기로서의 역할도 훌륭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마치 극도로 절제되어 있는듯한 즉흥연주(Imporvisation)를 접하고 있는 느낌을 준다. (실제로 이 앨범의 제작 기간은 한 달이 조금 넘는 시간으로 많은 부분들이 스튜디오 라이브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한 선장의 나지막한 독백 스타일로 전개되는 (Captain’s Log)는 각종 효과음의 사용으로 작품의 내용을 충실하게 재현해 내고 있다. 처음 Spirogyra의 3집을 들었을때 그저 Spirogyra는 Barbara Gaskin의 목소리만 돋보였을 뿐 Martin의 존재는 사실상 그렇게 부각되어지지는 않았다.
물론 (The Sergeant Says)라는 곡에서 그의 재능이 보이기는 했지만 인상적이기에는 불충분했다.
하지만 데뷔작은 Martin이 없었다면 Spirogyra가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막연한 상상을 해볼 정도로 그의 음악적 “끼”를 모두 발산하고 있다. 잔잔한 피아노로 시작하는 (At Home In The World)에서는 Robert Kirby의 관악기 사운드의 배치가 인상적인데 자칫 단조롭기 쉬워질 수 있는 포크록의 약점을 잘 커버해 주고 있다.
한편의 무용담(武勇談)을 듣고 있는 듯한 곡 (Cogwheels Crutches And Cyanide)는 카리스마적 광기를 분출해 내는 Martin의 “끼”를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곡으로 뜨거운 가슴의 소유자인 그의 호흡을 접할 수 있다.
(Time Will Tell)은 이 앨범에서 Barbara 혼자만이 부른 곡으로 때묻지 않으면서도 청하한 그녀의 보컬이 그간 Martin에 의해 눌려왔던 것을 만회해 보이고 있으며, 후반부에서는 Julian의 건반연주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차분하게 부르는 Barbara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We Were A Happy Crew)는 뒷부분에서 다시 Martin이 가세해 그의 스타일로써 곡을 마감하고 있다.
2분의 짧은 곡 (Love Is A Funny Thing)에 이어 이 앨범의 대미를 장식하고 있는 (The Duke Of Beaufoot)은 Spirogyra를 단순히 포크록 그룹이 아닌 아트록 그룹으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곡이다. 웬만한 심포닉 그룹들도 해내기 어려울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되는 긴장감 그러면서도 흐트러짐 없는 멜로디의 전개, 열정을 다해 부르고 있는 Martin과 그를 받쳐주는 나직한 Barbara의 보컬 하모니가 뭉클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외국에서는 흔히들 Spirogyra를 프로그레시브 포크록 그룹이라고 칭한다. 하지만 데뷔작을 통해 보여준 이들의 사운드는 아트록 그룹으로서의 충분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Spirogyra!! 이들은 단순히 포크록 그룹이라고 칭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운 음악적 “끼”를 담고 있다. 그럼, 이제 이들의 “끼”를 들어볼까?
글/ 이춘식
등록자 : 김상규[LAZYBIRD@hitel.net] 등록일 : 1996/09/04
과연 음악이란 왜 존재하며 내게는 어떤 의미인 것인가? 가면 갈수록 통계화, 계량화, 수치화, 규범화, 획일화 되어가는 현대 사회에서 저급한 대중 문화들이 예술이라는 가면을 쓰고 판 치고 있고 이러한 대중 문화에 의해 조련된 일반 대중들에게는 기 존 질서에 대한 묵묵한 복종만을 요구하고 있는 지금의 시점. 이 러한 상황은 음악을 '일종의 배부른 사람들이 여가를 선용하고 자 신의 즐거움을 위한 하나의 소비적 행위'로 생각하게끔 주도해 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음악을 통해 삶을 바라보고, 삶을 생각하 고, 삶을 지탱해 나가는 행위란 불가능 한 것이며,극히 소수의 미 친 사람들에 의해서나 가능한 것으로 생각되곤 한다.
문득 집에 있는 음반들을 뒤적여 본다. 거의 10여 년 이상 모아 왔던 -카세트로 부터 시작하여, LP, 그리고 CD에 이르기 까지- 처 치가 곤란할 만큼의 음반들을 쌓아놓고 있어도 (방이 좁아서 그러 함) 그 가운데에서 나의 삶을 생각하게 하고, 생의 의미를 가지게 하고, 사색에 잠길 수 있게하는 음반들은 극히 드물다. 솔직히 이 야기 하자면 그러한 음반은 채 1 % 정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 같 다.
나름대로 비 타협적이고 비 대중적인, 저급하지 않은 음악을 찾 아서 듣는다고 애써 왔었던 본인이고, 또한 그러한 음반들 중심의 컬렉션을 해 온 나 자신이지만, 그러한 뭉탱이 가운데에서도 단지 몇 장만이 생각난다. 오랫만에 '왜 사나?' 싶길래 이 앨범을 꺼내 어 들었다. 이렇게 9월은, 아니 가을은 Spirogyra 와 더불어 시작 되는가보다.
기존의 인간들이 구축한 질서라는 세계는 멀리서 보건대 참으로 순탄하다. 단지 묵묵하게 따르기만 한다면 그다지 험난하지 않은 미래가 보장되어 있음이 일종의 논리나 수학처럼,명확한 설명이나 도식에 의해 떠오른다. 대학을 졸업하고 -> 그럴듯한 취직을 하고 ->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고 -> 돈도 벌고 -> 여유가 생기고-> 노년을 지내고 -> 대충 죽고. 어쩌면 가장 순탄한, 많은 사람들이 가고자 원하는. 아니 자의건 타의건 간에 많은 사람들이 가게되는 넓은 길인지도 모르겠다.
New British Folk Rock!!! 그들은 New 하다.
왜 하필, 그들은 New 하기를 소원했을까? (물론 New와 같은 용 어는 이후의 평론가들이나 팬들이 그들을 나름대로 규정하기 위해 서 사용한 것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왜 그들은 기존 구도와 형식을 답습하지 않았을까? 그렇다고 하여 이들이 오버센스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기 존 형식의 일방적인 해체를 꾀한 나머지 작위, 어색함, 가짜 심리 만이 느껴지는 그러한 싸구려 부류도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기존 형식의 해체를 꾀하려던 시도가 오버센스 된 나머지, 자신 의 새로운 시도가 또 하나의 다른 형식으로 자리잡게 되어 자신을 거꾸로 얽어매고 말았던 '아방가르드 무브먼트'나 '포스트 모더니 즘'과도 이들은 동떨어져 있는 듯하다. 왜냐고? 그들의 음악은 유 일한 것이다. 아류나 수많은 추종세력 또한 없고, 그들 또한 어떤 주류의 아류가 아니다.
CDP 의 Play 버튼을 눌러본다.
<The Future Won't Be Long> 포크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에너지와 광기가 흘러나온다. (참, 아시다시피 이 음반은 최대한 볼륨 업 하고서 들어야만 한다) 줄리안 쿠색이 연주하는 허공으로 한없이 치솟는 듯한 절규하는 바이얼린. 이게 노래냐 싶을 정도로 왜곡된 목소리를 들려주며 외 치고,주문을 거는 듯한 마틴 코거햄의 보컬. 이에 호응 하여 정신 없이 두들겨 휘몰아치는 기타의 스트로크.
이 두 명은 분명히 맛이 가 있다. Spirogyra 이전에도 없었고 S pirogyra 이후에도 없었던 그런 자신만의 역동적 의지로 오직, 자 신들의 탈출구인 음악에만 정열을 쏟아 붓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심했으면 이 음반은 그냥 미친 녀석의 개헛소리로 마쳤으리라. 이를 보완하는 듯한 완충적 효과를 띈 바바라 개스킨 의 섬세하고도 여린 보컬. 브리티쉬 포크 그룹으로서의 전형적인 기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위의 2 명의 소리와 절묘한 대 조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 첫 곡만으로도 그들은 기존 질서에 커다란 파문을 던졌다.
하지만 허공에 외치는 뜻없는 광인의 절규가 아닌, 기존의 음질 서를 알고 있는 이가 만든 작품이라는 것에서 이들의 천재성이 느 껴지는 것이다. 이들의 일탈은 너무나도 자연스럽다. 거부감이 느 껴지거나 애써 튀려고 한 흔적 또한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일상 속에 스며있는 삶에의 치열한 의지 만이 느껴질 뿐이다.
마틴 코거햄과 줄리안 쿠색 vs 바바라 개스킨의 대결 구도는 질 서에의 거부와 순응이 서로 대결하는 것을 연상시킨다. 과연 이들 은 삶도 그러했던 모양인지, 마틴 코거햄은 인도에서 명상을 하면 서 살다가 거의 폐인 비슷하게 되었다고 전해오고, 바바라 개스킨 은 데이브 스튜어트랑 짝짜꿍 잘 산다고 하니 이 얼마나 아이러니 인가. 과연 나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질서와 일탈의 조화? 정 말 풀기 힘든 숙제가 아닌가 싶다. (젠장. 다 적고보니 헛 소리만 해 댄거 같다.)
LAZYBIRD 였습니다.
[이 글은 하이텔 언더동 포크 게시판(under 11)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글의 저작권은 저자에게 있으며 삭제나 수정을 원하실 경우 정철zepelin@hanmir.com에게 요청하세요.]
등록자 : 오유숙[Trolls@hitel.net] 등록일 : 1994/09/20
'추석'이라는 명절에 느껴지던 설레임보다는 가을의 쓸쓸함이 더 잘 어울리는 날이다. 언제나처럼 부모님은 일을하러 나가시고, 아이들만이 빈 집에 남아 TV앞에 턱을 괸 체 아무 생각없이 앉아 있던 그 집에,나는 아이스크림을 한 입 가득히 물고서 컴퓨터를 켠다.
모니터 너머로 보이는 거울에는 이미 자라버린 아이가 무표정하게 쳐다보고 있다.
턴테이블 위에서는 SPIROGYRA의 'St,Radigunds' 앨범이 회전을 한다.
숨막히게 만드는 그 무엇이 있다.
자판을 두드리는 나의 손에서는 땀이 스며나오고 온 신경을 집중시키게 만드는 흡입력이 이들에게 있는 것이다.
불안정의 미학인가?
첫곡부터 가슴을 도려낼듯이 덤벼대는 남성보컬과, 이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바라만 보는 여성보컬의 부조화와 아무런 구속도 받지 않는 바이올린. 그리고 전편에 깔리는 반복된 기타는 예전에 보았던 영화 '흑수선'이 떠오르게 한다.(그 영화에서는 계속되는 북소리에 수녀가 미쳐버리지만...) 이 모든 것들의 화음은 실로 경악할 만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Martin의 담담한 듯한 발성은 듣는 이의 신경을 자극한다. Barbara의 따스한 목소리는 대지의 어머니와 같다.
감정표출의 극대화를 꿈꾸는 듯한 기타와, 음과 모든 형식의 제한에서 초월한 바이올린연주는 이것이 바로 SPIROGYRA임을 증명한다.
각 파트의 상이한 대립과 이를 철저히 이용하여 자신들만의 분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재능이 이들에겐 있다.
점점 창 밖에서 들어오던 빛의 양이 줄어가고 있다.
이제 곧 저 벽 너머로 보름달이 떠오를 것이다.
벌써 나는 21년이 넘는 시간을 살아왔으며 앞으로 얼마간이 될 지는 모르나 계속해서 이 삶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때로는 기쁘게..때로는 절망하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사랑하는 음악이 있다.
난 아직 행복하다고 말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두운 방안에서 트롤이가________
[이 글은 하이텔 언더그라운드 동호회 아트락 게시판(under 14)에서 옮겨온 것입니다.
Love Is a Very Funny Thing